TL;DR — 한 프롬프트에 7개 영역의 문제를 직렬로 묶은 새 벤치마크 Relay-Bench에서 GPT-5.5(xHigh)가 43.3%, Gemini 3.1 Pro(High)가 40.0%, Claude Opus 4.7(Max)가 16.7%를 기록했다. 같은 모델들이 단일 도메인 벤치마크에서 85~95%를 받는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벤치마크 포화, 그리고 새로운 접근
2025~2026년 LLM 벤치마크의 풍경은 한마디로 “포화(saturation)“로 요약된다. GPQA, MATH-500, AIME 2025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프롰티어 모델들이 90% 이상을 기록하면서, 모델 간 실질적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심지어 “Humanity’s Last Exam”조차 출시 1년 만에 최고 점수가 4배 이상 상승했다.
Liam Swayne가 2026년 7월 20일 arXiv에 발표한 Relay-Bench1는 여기에 대한 대답이다. 방법론의 복잡성을 늘리는 대신, 문제 자체의 구조를 바꿨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면 어느 쪽도 못 한다.” — Publilius Syrus

합성 문제(Composite Problem)의 구조
Relay-Bench의 모든 문제는 2~13개의 **서브문제(subproblem)**로 구성된 합성 문제다. 각 서브문제는 기존 벤치마크의 단일 문제와 유사하지만, 이들을 하나의 프롬프트로 엮으면 독립적으로 풀 때는 쉬운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실패를 유발한다.
핵심 설계 원칙은 세 가지다:
- 의존성 연쇄: 한 서브문제의 정답이 다음 서브문제의 입력값이 되는 구조. 순환 의존성은 없다.
- 도메인 혼합: 수학, 코딩, 정보 추출(웹 검색), 시각 추론(텍스트로 인코딩), 일반 지식, 데이터 분석, 문제 해결 — 7개 영역을 한 문제 안에 배치.
- 컨텍스트 부풀리기(Context Bloat): 약 7,813자의 무관한 “사용자 설정” 텍스트를 프롬프트에 삽입하고, 각 단어를 3글자 암호로 치환하는 논스(nonce) 인코딩을 적용. 일부 문제는 10,000회 이상의 변환 연산이 필요하다.
결과: 43.3%의 천장

세 프롴티어 모델의 Pass@1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모델 | Relay-Bench | HLE | ARC-AGI-2 | τ²-Bench |
|---|---|---|---|---|
| GPT-5.5 (xHigh) | 43.3% | 44.3% | 75.8% | 95.6% |
| Gemini 3.1 Pro (High) | 40.0% | 44.7% | 77.1% | 93.9% |
| Claude Opus 4.7 (Max) | 16.7% | 40.0% | 39.6% | 85.0% |
평균 Relay-Bench 점수는 33.3%로, HLE 평균(42.9%), ARC-AGI-2 평균(79.3%), τ²-Bench 평균(92.7%)과 큰 격차가 있다.
Claude Opus 4.7의 독특한 행동 패턴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모델별 “환각(hallucination)” 패턴이다. Claude Opus 4.7은 파싱 가능한 답변을 가장 적게 제출했지만, 제출한 답 중 오답은 단 하나였다. 환각률 50.0%는 세 모델 중 가장 낮다.

반면 GPT-5.5는 가장 많은 정답을 맞혔지만, 환각률도 33.3%로 가장 높았다. Gemini 3.1 Pro는 그 중간에 위치한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 Claude Opus 4.7은 인코딩된 문제(7,813자 이상의 의미 없는 텍스트가 포함된 프롬프트)를 만나면 **stop_reason=refusal**로 응답을 중단했다. 이는 Anthropic이 Claude Mythos에서 테스트 중인 안전장치가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컨텍스트 길이와 비용

전체 벤치마크 개발 및 실행 비용은 $163.29에 불과했다. 모델별로 보면:
- Claude Opus 4.7: $33.76 (가장 비싸) — 한 문제에서 370만 입력 토큰, 41회 도구 호출 기록
- Gemini 3.1 Pro: $32.99 — 입력 단가는 가장 낮지만 캐시 적중률이 0.6%에 불과
- GPT-5.5: $22.44 (가장 저렴) — Gemini 대비 32% 할인

GPT-5.5는 비용-성능 프론티어에서 두 경쟁 모델을 모두 지배(dominated)한다. 더 싸면서 더 정확하다.
왜 이 벤치마크가 다른가
기존 벤치마크들이 취한 방향은 세 가지다:
- 입력 모달리티 확장 — MMMU, MathVista 등 시각 입력 추가
- 도구 호출 평가 — ToolBench, API-Bank 등 에이전트 시나리오
- 비이진 평가 — MT-Bench, AlpacaEval 등 LLM 판관제 도입
Relay-Bench는 정반대다. 텍스트만으로, 도구는 전부 허용하되, 문제 내부의 복잡성을 극대화한다. 단일 도메인에서는 쉬운 문제들을 연쇄로 묶어 자연스럽게 실패율을 높인다.

GAIA 포화 예측

흥미롭게도 논문은 GAIA 벤치마크의 포화 시점을 2025년 12월 15일로 추정한다. 기록 경신 점수들의 추세선이 90%를 넘는 시점이다. Relay-Bench의 저자는 비교적 1~2년은 포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계와 시사점
30개 문제라는 작은 테스트 셋은 명확한 한계다. Wilson 95% 신뢰구간이 넓어, 특히 Claude Opus 4.7의 경우 구간 폭이 점수 자체보다 크다. 저자도 더 큰 문제 셋과 더 좁은 범위의 필수 역량(검색·코드 실행 제외)을 요구하는 개정판을 후속 과제로 제시한다.
그럼에도 핵심 발견은 선명하다:
- 단일 도메인에서 90%+를 기록하는 모델들이 다중 도메인 연쇄 추론에서는 33~43%로 추락한다
- 컨텍스트가 길어질수록 정확도가 하락한다 — 이는 최근 연구2와 일치한다
- 모델마다 “포기” 방식이 다르다 — Claude는 답변을 거부하고, GPT는 추측하고, Gemini는 중간에 끊긴다
- 도구 사용을 전부 허용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는 에이전트 시스템 설계자에게 직접적인 시사점을 준다. 여러 도메인이 얽히는 실제 작업에서는 단일 도메인 벤치마크 점수가 무의미할 수 있다. 하네스(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도메인 간 전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모델 자체의 추론 능력만큼 중요해진다.
더 실습해보고 싶은 분들께
다중 도메인 추천과 도구 호출이 얽히는 에이전트 루프를 직접 다뤄보고 싶다면, 다음 두 자료를 추천한다:
- 『이게 되네? 오픈클로 미친 활용법 50제』 — 에이전트 자동화와 도구 연계를 50가지 사례로 풀어낸 실습서
- 「모두를 위한 루프 엔지니어링」 — 에이전트 루프 설계와 컨텍스트 관리의 기초부터 실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