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긴 컨텍스트(long-context)에서 추론하는 LLM에는 치명적인 실패 패턴이 있다. 바로 **‘반복 복사(repetitive copying)‘**다. 모델이 입력 텍스트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대신, 프롬프트의 텍스트를 그대로 사고 흐름(reasoning trace)에 복사해 넣는다. 컨텍스트가 길어질수록 이 현상은 심해지며, 정확도는 떨어지고 토큰 소모만 늘어난다.
Peking University와 Alibaba Group이 2026년 7월에 발표한 **GEAR(Grounding Evidence-Aware Reward)**는 이 문제를 RL 훈련 단계에서 정면으로 공격한다.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모델이 **작업에 관련된 증거(key evidence)**와 **관련 없는 방해물(distractor)**을 구분해서 복사하도록 보상을 설계하는 것이다.
논문: “Copy Less, Ground More: Overcoming Repetitive Copying in Long-Context Reasoning via Evidence-Aware Reinforcement Learning” (arXiv:2607.19345, Fang et al., 2026)
반복 복사: 모든 모델이 겪는 문제
연구진은 7개의 프런티어 LLM(Claude-Opus-4.5, DeepSeek-V3.2, Qwen-3.5-Plus, GLM-4.7, QwQ-32B, Qwen3.5-35B-A3B, Qwen3.5-9B)을 대상으로 GSM-Infinite 벤치마크에서 n-gram 중복률을 측정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8K 컨텍스트에서도 3-gram 중복률이 20%(Claude)에서 43.7%(Qwen3.5-9B)에 달한다. 컨텍스트가 64K로 늘어나면 Qwen-3.5-Plus는 70.8%까지 치솟는다. 10-gram 중복률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데, 이는 우연한 어휘 중복이 아니라 의도적인 텍스트 전사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복사가 성능을 망친다
DeepSeek-V3.2를 64K 컨텍스트에서 분석하면, 패턴이 명확해진다.

- 중복률 0.4 미만: 정확도 55-64%, 사고 길이 ~21K 토큰
- 중복률 0.4 이상: 정확도 11%로 추락
- 중복률이 더 높으면: 정확도 0%, 사고 길이 58K 토큰 이상
모델이 입력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대신, 토큰 예산을 입력 텍스트 전사에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근본 원인: 무차별 복사
여기서 핵심 질문이 나온다. 복사 자체가 문제인가, 아니면 무엇을 복사하느냐가 문제인가?
연구진은 GSM-Infinite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해 프롬프트를 **핵심 증거(key evidence)**와 **방해 컨텍스트(distractor)**로 분리한 뒤, 모델이 각각을 얼마나 복사하는지 측정했다.

결과는 명확하다:
- 정답 샘플: 핵심 증거에 대한 중복률이 높고, 방해물에 대한 중복률이 낮다 (grounding ratio가 높다)
- 오답 샘플: 핵심 증거와 방해물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복사한다
즉, 문제는 복사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복사하느냐다. 관련 증거에 집중하는 모델이 정답을 맞힌다.
GEAR: 증거 기반 보상 설계
이 진단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GEAR를 제안한다. GEAR는 표준 정확도 보상에 두 가지 보정을 추가한다:
1. Grounding Reward (R_ground)
핵심 증거와의 n-gram 중복을 보상한다. 모델이 관련 정보를 찾아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2. Distractor Penalty (R_dist)
방해 컨텍스트와의 n-gram 중복에 페널티를 부과한다. 무차별 복사를 억제한다.
최종 보상
기본값은 α=0.1, β=0.3으로, 방해물 페널티가 증거 보상보다 3배 강하다. 이는 “적당히 관련 정보를 끌어오되, 관련 없는 내용을 복사하는 것은 강하게 억제”한다는 설계 의도를 반영한다.
자동 데이터 파이프라인
GEAR를 자연어 문서로 확장하려면 ‘핵심 증거’ annotation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3단계 자동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 문서 분할: 긴 문서를 의미 단위 청크로 분할
- QA 쌍 생성: 각 청크에서 질문-정답 쌍을 자동 생성하고, 해당 청크를 핵심 증거로 지정
- 방해물 삽입: 다른 청크의 내용을 방해 컨텍스트로 추가
이 파이프라인으로 임의의 문서 코퍼스에서 GEAR 훈련 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
실험 결과: 5개 벤치마크에서 일관된 개선
Qwen3.5-9B, 35B-A3B, 35B-A3B 세 모델을 GSPO로 훈련시켜 5개 벤치마크에서 평가했다:
| 구분 | 정확도 보상만 | GEAR 추가 | 개선 |
|---|---|---|---|
| Ruler (32K) | 78.5 | 81.3 | +2.8 |
| Ruler (128K) | 65.2 | 69.8 | +4.6 |
| LongBench-v2 | 42.1 | 46.7 | +4.6 |
| GSM-Infinite (32K) | 71.2 | 75.9 | +4.7 |
| AA-LCR (128K) | 38.4 | 41.2 | +2.8 |
GEAR는 모든 벤치마크에서 일관되게 개선을 보여주며, 특히 컨텍스트가 길어질수록(128K) 개선 폭이 크다. 동시에 반복 복사율과 사고 길이를 모두 줄여준다 — 모델이 더 적은 토큰으로 더 정확하게 추론한다.
케이스 스터디: GEAR가 추론을 어떻게 바꾸는가
논문의 부록에 실린 케이스 스터디가 GEAR의 효과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Base 모델 (16,384 토큰, 97.6% 중복률, 오답): 입력 텍스트 전체를 사고 흐름에 복사하다가 토큰 예산을 전부 소진. 답변 생성 불가.
GSPO만 적용 (16,384 토큰, 0% 중복률, 오답): 입력 복사는 피했지만, 단일 토큰(“hldjac”)을 끝없이 반복하며 토큰 예산 소진.
GEAR 적용 (2,920 토큰, 0.6% 중복률, 정답 ✓): 전략적으로 접근 → 빈도 추정 → 답 도출. 82% 적은 토큰으로 정답 도출.
왜 중요한가
이 연구는 긴 컨텍스트 LLM의 실제 실패 모드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그 해법을 RL 훈련에 직접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 진단의 정확성: “복사가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복사하느냐가 문제”라는 통찰
- 단순한 해법: n-gram 통계만으로 복잡한 grounding 행동을 보상할 수 있다는 발견
- 일반화성: 자동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임의의 문서에 적용 가능
- 컨텍스트 길이 일반화: 32K로 훈련하고 128K에서 평가해도 개선 효과 유지
긴 컨텍스트 에이전트나 RAG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무자에게, 이 연구는 “모델이 컨텍스트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구체적인 도구를 제공한다.
더 실습해보고 싶은 분들께
LLM 에이전트의 컨텍스트 활용, RL 훈련 루프 설계, 긴 컨텍스트 최적화 등에 관심이 있다면 다음 자료를 추천한다:
- 『이게 되네? 오픈클로 미친 활용법 50제』 — 에이전트 자동화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실습하는 데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활용 패턴 5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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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Fang et al., “Copy Less, Ground More: Overcoming Repetitive Copying in Long-Context Reasoning via Evidence-Aware Reinforcement Learning”, arXiv:2607.19345, July 2026. 논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