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어제 했던 말을 AI가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건 대화가 아니다. 문서 작성이다. OpenAI가 이 문제를 푸는 방식이 꽤 흥미롭다. AI가 당신을 이해하기 위해 밤새 꿈을 꾼다.

‘Dreaming’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메모리 시스템이다. ChatGPT가 대화 사이사이에 당신에 대해 알게 된 것을 정리하고, 맥락을 이어가고, 시간이 지나면서 outdated된 정보를 스스로 갱신한다. Plus와 Pro 사용자에게는 오늘부터 미국에서 이미 돌아가고 있고, 몇 주 안에 Free 사용자에게도 열린다.

”기억해 줘”라고 매번 말해야 했던 시절

2024년 4월, ChatGPT에 처음 메모리 기능이 들어왔다. 사용자가 “나는 채식주의자야, 기억해 줘”라고 직접 지시하면 그것을 저장하는 방식이었다. 메모장에 적어두는 것과 같다. 적지 않은 건 전부 잊힌다. 당연히 한계가 뚜렷했다. 사용자가 매번 뭐가 중요한지 판단해서 직접 알려줘야 했고, 맥락은 자꾸 낡아갔다.

“Singaport에 7월에 간다”고 저장해둔 기억은 8월이 되면 쓸모없어진다. 이미 다녀왔으니까.

AI가 밤새 당신에 대해 정리한다

2025년 4월, OpenAI는 ‘Dreaming V0’를 조용히 돌리기 시작했다. 대화가 끝난 뒤 백그라운드에서 ChatGPT가 이전 대화 기록을 참조해서 메모리를 큐레이션하는 방식. 즉 AI가 쉴 때 “이 사람은 최근 카메라 장비에 관심이 많구나”, “React 프로젝트를 하고 있구나” 같은 맥락을 스스로 추출해내는 것이다.

다만 V0는 기존 저장 메모리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다. 혼자서는 부족했다.

이번엔 다르다: 5배 효율적인 세 번째 꿈

2026년 6월, Dreaming V3가 나왔다. 계산량을 약 5분의 1로 줄이면서 메모리 품질은 대폭 올렸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비용이 줄어든 덕분에 무료 사용자에게도 동일한 메모리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유료 사용자 전용 혜택이 아니다.

V3는 이전 버전들과 달리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완전한 메모리 시스템이다. “기억해 줘”라고 안 해도,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파악한 정보를 알아서 정리한다.

한 번만 말하면 된다

이 시스템이 추구하는 건 세 가지다.

첫째, 유용한 맥락을 이어간다. 당신이 어느 날 “나는 소니 A7IV 쓰고 있어”라고 했다면, 다음에 “렌즈 추천해 줘”라고 물었을 때 A7IV 마운트 기준으로 답한다. 매번 카메라 모델을 다시 말해줄 필요가 없다.

둘째, 선호와 제약을 따른다. 채식주의자에게 채식 식당을 추천하고, 여행 스타일을 알면 그에 맞는 일정을 짠다. 일일이 조건을 넣은 프롬프트가 아니라, ChatGPT가 당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서 작동한다.

셋째, 시간이 지나도 최신 상태를 유지한다. 앞서 말한 싱가포르 여행 예시처럼, “7월에 간다”가 “2026년 7월에 다녀왔다”로 자동 업데이트된다. 기존 메모리 시스템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방치되면 낡아가는 기억’을 해결한 셈이다.

당신에 대해 뭘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메모리 요약 페이지에서 ChatGPT가 당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추가, 수정, 삭제도 가능하고, 특정 주제에 대해 더 깊이 대화로 파고들 수도 있다. 투명성에 대한 통제권은 사용자에게 있다.


여기서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해 보면, AI의 메모리가 인간의 메모리와 비슷해지고 있다는 게 묘하다. 처음었다 메모장이었다면, 이제는 잠자는 동안 하루를 정리하는 꿈에 가깝다. AI가 당신을 더 잘 이해할수록, 대화는 편해지지만 동시에 AI가 당신에 대해 아는 것도 늘어난다. 그 균형을 어디서 잡을지는 기술의 문제만큼이나 개인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