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AI Engineer Europe 2026. 무대 위에서 한 남자가 말한다. “우리 팀은 16일 동안 Slack 클론을 90% 테스트 커버리지로 빌드했습니다. 인간은 주기적으로 확인만 했고요.”

Luke Alvoeiro, Factory의 Product/Tech Lead는 이제 한국의 개발자, AI 엔지니어들도 알아야 할 비결을 공개한다. AI가 스스로 코드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여러 AI가 함께 일하는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문제는 AI의 지능이 아니라 인간의 관심용량이다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진실이 있다.

  1. AI는 이미 충분히 똑똑하다.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능력이 있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2. 병목은 인간 엔지니어가 감시할 수 있는 용량이다. 한 사람이 동시에 열 개, 스무 개의 AI 워커를 관리할 수 없다. 한 번에 한두 가지만 신경 쓸 수 있다.

  3. 이 간단한 통찰이 모든 것을 바꾼다. Factory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었다.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주의(attention) 내에서 AI 팀의 처리량을 어떻게 극대화할까?”

Luke Alvoeiro가 "15× harder"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전트 팀 조립법을 소개하고 있다

5가지 멀티에이전트 패턴이 모두 필요했다

처음부터 설계를 시작했을 때, Factory 팀이 발견한 건 다양한 협력 방식들이었다.

  1. Delegation — 오케스트레이터가 작업을 나누어 여러 워커에게 할당한다. 가장 직관적인 방식이지만, 충돌 위험이 크다.

  2. Creator-Verifier — 한 에이전트가 코드를 작성하고, 다른 에이전트가 검증한다. 검증자는 독립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3. Broadcast — 같은 문제를 여러 에이전트에게 주고 가장 좋은 결과를 선택한다. 비용이 들지만 품질이 올라간다.

  4. Negotiation — 에이전트끼리 의견을 나누고 합의에 도달한다. 더 복잡하지만 자율적이다.

  5. 한 가지 더 — 다섯 번째 패턴은 위의 네 가지를 특정 문제에 맞게 조합하는 것이었다.

Factory의 수월한 점은 이들을 모두 한 아키텍처에 녹여냈다는 것이다.

Delegation, Creator-Verifier, Direct Communication, Negotiation, Broadcast — 5가지 멀티에이전트 전략

3개 역할이 핵심이다 — 오케스트레이터, 워커, 검증자

Orchestrator·Workers·Validators 3역할 아키텍처 — validation contract가 코딩 전에 완료 기준을 정의한다

실제 시스템은 이렇게 구성된다.

  1.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 — 계획을 세운다. 큰 문제를 작은 문제로 나누고 무엇을 누가 할지 결정한다.

  2. 워커(Workers) — 구현한다. 코드를 쓰고, 테스트를 추가하고, 리팩토링한다.

  3. 검증자(Validators) — 적대적 입장에서 검토한다. 버그를 찾고, 엣지 케이스를 제시한다.

가장 중요한 통찰은 검증자의 역할 설계에 있다. 단순히 “이거 맞아?”라고 묻는 게 아니라, 검증 조건을 미리 정의하는 것이다.

코드를 작성하기 전에, 검증자와 오케스트레이터가 함께 “이 코드는 다음 세 가지를 만족해야 한다”고 정의한다. 그 다음에야 워커가 코드를 작성한다. 검증자는 구현 편향 없이 순수하게 그 조건들을 확인한다.

병렬 처리는 악이다 — 직렬 실행의 승리

여기서 충격적인 발견이 나온다.

  1. 직관적 생각: AI 에이전트들이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면 더 빠르지 않을까?

  2. 현실: 동시에 여러 에이전트가 작업하면 충돌, 중복, 엣지 케이스 누락이 극적으로 늘어난다.

  3. 해법: 직렬 실행(serial execution). 한 번에 한 에이전트만 작업하게 한다. 느려 보이지만, 다중 날짜 미션(multi-day missions)에서는 정확도가 훨씬 높다.

Factory가 16일간 Slack 클론을 빌드할 때, 동시 작업 스트림이 10개에서 30개로 증가했음에도 에러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왜? 직렬 실행으로 각 단계의 결과가 다음 단계의 입력이 되기 때문이다.

병렬 처리가 오히려 충돌과 중복을 유발하는 이유 — Why serial beats parallel

Validation Contracts — 구현 전에 약속한다

Validation Contract + Scrutiny Validator + User-Testing Validator — 구현과 검증이 완전히 분리된 구조

Factory의 핵심 혁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일반적인 방식: 코드 작성 → 테스트 → 수정 → 테스트 → … (무한 반복)

Factory의 방식: 검증 조건 정의 → 코드 작성 → 조건 확인 (한 번에 끝)

예를 들어, “사용자 인증 모듈”을 만든다면:

  • 정의 단계에서 “토큰은 1시간 내에 만료되어야 하고, 리프레시는 7일간 가능해야 하고, 동시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한다.
  • 워커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코드를 작성한다.
  • 검증자는 정확히 이 세 가지를 확인한다.

이렇게 하면 다시 쓸 필요가 없다.

16일 동안 뭘 했나 — Slack 클론 사례

숫자로 보자.

  1. 대상: Slack 클론 구현
  2. 기간: 16일
  3. 테스트 커버리지: 90%
  4. 인간 개입: 주기적 체크만
  5. 동시 작업 스트림: 10 → 30개로 증가
  6. 에러 발생: 오히려 감소

이게 뭐가 대단한데? 기존 방식이라면 16일 동안 한두 명의 시니어 엔지니어가 밤을 새며 이 규모의 시스템을 만들었을 거다. 여기선 AI 팀이 했다. 인간은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진행 상황 어때?” 정도만 봤다.

16일간 Slack 클론을 빌드한 실제 미션의 분석 — 에이전트 실행 수, 토큰, 테스트 커버리지 90%

각 역할에는 다른 LLM을 배정한다

여기서도 중요한 디자인 선택이 숨어 있다.

  1. 오케스트레이터: 큰 그림을 그려야 하므로, 추론 능력이 강한 고급 모델.
  2. 워커: 정해진 조건에서 코드를 작성하기만 하면 되므로, 더 빠르고 저렴한 모델도 가능.
  3. 검증자: 엣지 케이스를 찾아야 하므로, 비판적 사고가 강한 모델.

Factory의 발견은 이것이다. 각 역할에 제일 비싼 모델을 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역할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면 복리 효과가 나타난다. 모델 세대가 바뀌어도 시스템이 자동으로 더 나아진다.

OpenAI, Anthropic, Google의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시스템 전체가 이득을 본다는 뜻이다.

30일 미션이 가능할까

Luke는 이렇게 말한다. “네, 가능합니다.”

Factory의 단기 목표는 30일 동안 실무 규모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엔지니어 팀 없이 완성하는 것이다. 병목은 더 이상 AI의 능력이 아니다.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다.

경쟁 우위는 여기에 있다. 누가 멀티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더 잘 설계하는가. 누가 검증 조건을 더 명확하게 정의하는가. 누가 직렬/병렬의 균형을 더 잘 잡는가.

한국의 개발자에게 이게 뭘 의미하는가

Missions는 위임·검증·브로드캐스트·협상을 하나의 생태계로 결합한다

  1. 자동화의 미래는 에이전트 관리다. 단순히 “좋은 프롬프트 쓰기”가 아니라, 여러 AI를 조율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2. 검증 구조가 정말 중요하다. “한 AI가 생성하고 다른 AI가 검증”하는 식의 구조를 미리 설계하면, 다시 작업할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3. 속도가 아니라 정확도를 먼저 잡아라. 병렬 처리의 유혹에서 벗어나서, 직렬 실행의 안정성부터 확보하자.

  4.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이 차이다. 최고급 모델을 무한정 쓸 필요는 없다. 역할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고,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승부한다.

앞으로 개발팀은 “코드를 잘 쓰는 능력”뿐만 아니라 “AI를 잘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해진다. Factory의 Missions는 그 미래의 스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