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뭘까. 십중팔구 “AI 전환 추진팀”을 만든다. 전용 조직, 전용 예산, 전용 리더. 그런데 15년 차 CTO와 MIT 연구가 동시에 말하는 결론은 뜻밖에도 같다. 별도 조직을 만드는 순간, AX는 남의 일이 된다.
왜 이 주제가 눈에 띄었나
GeekNews에 올라온 “AX팀을 만드는 순간, 당신의 조직은 AX에 실패한다”는 단순한 DX 가이드가 아니다. MIT NANDA 연구, Coca-Cola의 AI 광고 반발, Commonwealth Bank의 45명 해고-재채용 사태, Abnormal Security의 핸드오프 최소화 전략 등 구체적 사례를 바탕으로 왜 조직 구조가 도구보다 먼저인지를 보여준다. 개발자든 기획자든, AI를 “쓰는” 차원을 넘어 조직을 “바꾸는” 단계로 가려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관점이다.
핵심 내용 요약
95%의 실패와 5%의 성공. MIT NANDA 연구에 따르면 기업 GenAI 파일럿의 95%가 실패한다. 성공한 5%의 공통점은 중앙 AI 랩이 아니라 현장 관리자가 주도한 조직이었다는 점이다.
역설의 메커니즘. AX팀을 별도로 만들면 기존 조직은 AI를 “저쪽 팀 일”로 인식한다. 전담 조직은 도입을 촉진하려다 오히려 조직 전체의 AI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정체성의 문제. 15년 차 마케터가 AI로 일주일 치 리포트가 3시간에 나오는 걸 볼 때 드는 감정은 “신기하다”가 아니라 “그럼 나는 뭐지?”다. AX가 요구하는 건 효율 개선이 아니라 정체성의 해체다. “당신 직무의 60%가 자동화됩니다”까지는 말하는 회사가 많아도, “남은 40%에서 무엇을 책임져야 합니다”까지 가는 곳은 드물다.
개인 자동화 ≠ 조직 AX. 각자가 GPT, Claude, Zapier를 쓰기 시작하면 뿌듯하다. 하지만 공통 언어도, 공통 목표도, 공통 운영 원칙도 없다면 그건 AX가 아니라 고도화된 각자도생이다.
실무자와 개발자에게 중요한 이유
이 글이 주는 가장 날카로운 통찰은 Abnormal Security CEO Evan Reiser의 Projection Problem이다. 아이디어는 고차원인데 언어는 저차원이라, 전문가→PM→스펙→엔지니어로 이어지는 매 핸드오프마다 손실 압축이 일어난다. “같은 그림자를 보고 얼라인됐다고 생각하지만 각자 다른 제품을 상상한다.”
Reiser의 해법은 극단적이지만 설득력 있다. 20년 경력 CISO를 제품 책임자로 직접 앉히고, 그 사이에 AI가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게 했다. Expert → AI. 핸드오프 1번. 이 구조가 End-to-End 책임이 왜 중요한지를 가장 깔끔하게 보여준다.
개발자 관점에서 보면, 이건 단순히 “AI 코파일럿을 더 잘 쓰자”가 아니다. 기존 구조에 AI를 얹는 자동화(automation)와,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조직 전환(transformation)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금 바로 볼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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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지표 vs 성과 지표를 점검하라. “AI 사용자 수, 자동화 개수, 데모데이 횟수”는 활동 지표다. “고객 리드타임, 핸드오프 감소, 의사결정 지연 시간”이 성과 지표다. 현재 측정하고 있는 것이 어느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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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팀이 있다면 자기 소멸을 목표로 하라. 존재의 목적이 자기 소멸인 팀이 유일하게 작동하는 설계라는 역설을 수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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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병목을 아는 사람을 중심에 두라. AI 전문가가 아니라 마케터, 엔지니어, CS 담당자가 문제를 정의해야 한다.
마무리
“도구를 아는 사람은 도구에 머문다. 사람을 아는 사람은 조직을 바꾼다.” 이 문장이 GeekNews 원문의 결론이다. AI 도구는 매달 바뀐다. 하지만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배치하고, 책임을 어떻게 나누고, 핸드오프를 어떻게 줄일지는 기본 설계도 없이 도구부터 들이밀면 95%의 실패 쪽에 서게 된다.
Bank of America가 Erica를 2018년 출시 후 7년에 걸쳐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느리게 깔아서 오래 쓰는 게 낫다. AX는 스프린트가 아니라 마라톤이고, 출발선은 도구가 아니라 조직 구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