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에이전트가 남기는 ‘궤적’이란 게 뭔가요?

에이전트가 문제를 풀 때를 생각해보세요. 검색 에이전트라면 여러 번 웹을 뒤지고, SWE 에이전트라면 파일을 읽고 코드를 실행하고, SQL 에이전트라면 테이블을 쿼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십 턴에 걸쳐 도구를 호출하고 환경으로부터 응답을 받죠. 이 전체 기록이 바로 **궤적(trajectory)**입니다.

문제의 정답을 찾기 위한 증거가 이 궤적 전체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에이전트 학습에서는 도구 응답을 손실(loss)에서 마스킹해버립니다. 모델은 “이번 턴에 어떤 도구를 쓸지”만 배우고, 흩어진 증거를 종합해 정답을 도출하는 능력은 길러지지 않죠. 논문은 이걸 **“감독 맹점(supervision blind spot)“**이라고 부릅니다.

Q. ACC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요?

핵심 아이디어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합니다. 궤적을 그대로 쓰지 않고, 컴파일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이렇게 동작합니다:

  1. 에이전트가 문제를 풀면서 수집한 모든 도구 응답과 환경 정보를 모읍니다
  2. 원래 질문과 정답은 그대로 두고, 수집된 문서들을 하나의 긴 컨텍스트로 합칩니다
  3. 여기에 방해물(distractor)도 섞어 넣습니다 — 검색했지만 방문하지 않은 페이지, 열어보았지만 수정하지 않은 파일 같은 거죠
  4. 증거 조각들을 무작위로 섞어서 순서 단서를 없앱니다
  5. DeepSeek-V3.2-Thinking으로 추론 과정을 생성하고, 정답이 맞는 것만 보존합니다

결과물은 일반적인 장문 QA pairs입니다. 에이전트 학습 데이터가 아니라 그냥 긴 문서를 읽고 답하는 데이터죠. 별도의 인간 주석이 필요 없습니다.

ACC 개요

Q. 세 가지 에이전트에서 각각 어떻게 컴파일하나요?

검색 에이전트는 방문한 웹페이지 전문을 추출하고, 방문하지 않은 검색 결과도 방해물로 포함합니다. 실제 검색 환경처럼 노이즈 속에서 핵심을 찾아야 하죠.

SWE 에이전트는 패치에 관련된 파일들과 디버깅 과정에서 열어본 추가 파일들을 모읍니다. 코드베이스 전체가 아니라 에이전트가 실제로 탐색한 부분만 들어가서 적절한 길이가 유지됩니다.

SQL 에이저트는 쿼리된 모든 테이블의 전체 내용을 가져옵니다. 관계형 구조가 그대로 보존되죠.

총 10,802개 궤적(Search 3,369, SWE 4,368, SQL 3,065)을 컴파일했고, 컨텍스트 길이는 2K에서 128K 토큰까지 분포합니다.

Q. 성능은 얼마나 올라났나요?

Qwen3-30B-A3B에 ACC를 적용한 결과가 인상적입니다.

MRCR(다중 라운드 공참조 해석)에서 50.19 → 68.28로 +18.09 상승. GraphWalks(그래프 순회)에서 69.92 → 77.51로 +7.59 상승. 벤치마크 특성상 단순 검색이 아니라 장거리 의존성 추적이 필요한, 까다로운 테스트입니다.

비교 대상이 더 흥미롭습니다. 235B 파라미터 모델인 Qwen3-235B-A22B가 MRCR 67.51, GraphWalks 76.63인데, ACC로 학습한 30B 모델이 이를 역전했습니다. 활성 파라미터 기준으로 약 8분의 1 크기인데도요.

벤치마크 결과

Q. 일반 능력은 떨어지지 않나요?

장문 학습이 범용 성능을 깎아먹는 경우가 많은데, ACC는 거의 영향이 없었습니다. GPQA-Diamond +2.49, MMLU-Pro +1.50, AIME’25 +3.33까지 약간 올라갔고, 나머지도 안정적이었습니다.

데이터 누출 의혹도 검증했습니다. 학습 질문과 벤치마크 질문의 UMAP 투영이 명확히 분리되고, 최근접 이웃 코사인 유사도가 0.36 이하, 선형 분류기 AUC가 0.9986이라 학습-평가 간 사실상 겹침이 없습니다.

Q. 방해물(distractor)은 왜 넣나요?

검색에서 방문하지 않은 페이지나, SWE에서 열어보았지만 수정하지 않은 파일을 컨텍스트에 포함하면 모델이 노이즈 필터링을 학습합니다. 실제로 방해물을 빼면 MRCR이 3~4포인트 하락합니다. 흥미롭게도 GraphWalks에서는 반대 패턴이 나타나는데, 방해물이 의미적으로 관련 없는 노이즈라 그래프 순회에는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QL 데이터와 섞이면 전체적으로 최적의 결과가 나옵니다.

Q. 모델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여기가 이 논문의 묘미입니다. 어텐션 패턴을 분석해보니, 과제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어텐션 구조가 형성됩니다.

GraphWalks에서는 근거리와 원거리 어텐션 모두 강화됩니다 — 인접 노드 확인과 먼 노드로의 점프가 모두 필요하니까요. 반면 MRCR에서는 근거리 어텐션이 집중적으로 강화됩니다 — 스캔하면서 후보 구간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전략이죠.

전문가(expert) 라우팅도 마찬가지입니다. GraphWalks는 여러 전문가에 걸쳐 균등하게 활성화되지만, MRCR은 특정 전문가 하나가 강하게 집중 활성화됩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레이어가 두 과제에서 완전히 다릅니다. 고정된 패턴을 학습한 게 아니라, 과제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는 거죠.

메커니즘 분석

Q. 한계는 없나요?

논문도 인정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 가지 에이전트 타입과 하나의 모델(Qwen3-30B-A3B)에서만 검증했고, 백만 토큰 이상의 초장문으로의 확장은 아직 미지수입니다. 또 추론 합성에 강한 교사 모델(DS-V3.2-Thinking)에 의존하는데, 이 편향이 전파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나 저작권 문제도 raw 궤적에 포함될 수 있어 필터링이 필수죠.

Q. 결론은?

ACC는 복잡한 RL 파이프라인이나 새로운 아키텍처 없이,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에이전트 궤적)를 재구성하는 것만으로 장문 추론 능력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30B 모델이 235B급 성능을 내는 건 시그니피컨트하고, 기존 장문 확장 방법과도 결합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적 가치가 높습니다.

에이전트를 학습시키면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장문 이해력 훈련의 보물이 될 수 있다는 통찰이 이 논문의 핵심입니다.